Tuesday, November 09, 2004

QT 나눔 - 다윗과 골리앗

흔히 다윗과 골리앗 얘기를 하면 외형상으로는 아무 보잘 것 없는 다윗과 엄청난 거인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믿음 하나로 골리앗을 물리치는 "기적"의 얘기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생명의 삶"에 나온 해석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이러한 해석으로 우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라도 믿음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얘기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를 토대로 무모한 신앙(또는 blind faith)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번에 QT를 하면서 실제 내용은 그런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다윗은 골리앗을 물리치기 위해 하나님이 철저히 훈련시킨 전사이다.

사무엘 상 17:34-36을 보면 다윗은 양치기를 하면서 사자도 쳐 죽이고 곰도 쳐 죽였다. 말이 사자도 쳐 죽이고 곰도 쳐 죽이는 것이지 실제로 이정도면 굉장한 실력이다. 곰을 실제로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심지어는 거인 골리앗도 곰을 쳐 죽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곰이 미련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 곰은 고양이 같이 날쌘 동물이고 특히 곰의 앞발공격에 한 번만 맞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 골리앗이 얼마나 큰지는 몰라도 웬만한 곰보다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윗은 양치기를 하면서 그런 곰과 엄청난 실전 경험을 쌓았고, 또한 이러한 생사가 달린 실전경험을 쌓으면서 싸움의 성패란 결국 하나님에 달려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다윗은 골리앗을 보고 과소평가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아무 생각없이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에게 이긴 것이 "기적"만은 아니라는 것을 또 알 수 있는 대목은 사울이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는 것을 허락했다는 대목이다. 아무리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17:9에서 골리앗은 이스라엘에 일대 일로 맞짱을 뜨자고 제안하면서 맞짱에서 지는 쪽이 상대방의 종이 되자는 제안을 한다. 물론 이 제안을 사울이 그대로 받아 들이지는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쟁을 몇 번 겪은 경험이 있는 사울이 전혀 상대도 안되는 사람을 내 세워 망신을 사고 사기를 저하시키기는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윗이 사자도 죽이고 곰도 죽였다니까, 또 어느정도 그 말이 거짓같지는 않으니까 자기 갑옷까지 줘 가며 내 보낸 것이다.

다 윗은 자신에게 익숙치 않은 칼 등의 무기 대신 막대기와 돌팔매를 든다 (그렇다고 다윗이 전혀 칼질을 못하는 사람이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 그 이유는 뒤에 설명). 돌팔매(물매)는 정말 다윗의 탁월한 선택인데, 실제로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다윗이 골리앗에 대결하려면 접근전보다는 거리를 둔 공격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일단 힘에서 딸리는 상대에게는 한 번 잡히면 죽음이다. 따라서 다윗은 스피드와 거리를 둔 공격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골리앗은 거인이라 린치(팔길이)가 길기 때문에 창이나 칼을 들고 덤비면 똑같은 무기로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다윗에게 돌팔매는 최적의 선택이었을테고 물론 이렇게 다윗을 돌팔매 선수로 훈련 시킨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다.

다윗은 이전에 곰과 사자를 죽일 때에도 돌팔매를 사용했을 것이다. 17:40에 보면 다윗은 시냇가에 가서 미끄러운 돌을 5개만 챙긴다. 돌을 5개 밖에 줍지 않았다는 것은 5개로 승부를 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무거워서 5개만 가져 간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감은 큰 요인이었을 것이다). 시냇가에서 미끄러운 돌을 주웠다는 것도 그냥 지나 칠 수 없는 대목인데, 냇가에 있는 미끄러운 돌, 즉 차돌은 돌 중에서도 그 단단하기가 최고다 - 만화 "바람의 파이터"를 보면 주인공이 격파를 훈련하기 위해 선택했던 돌이 바로 이 차돌인데 이 차돌을 손으로 격파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전 세계 역사상 최홍의 (바람의 파이터 주인공) 밖에 없었을 것이다.

돌팔매를 우습게 보고 "기적"이라 얘기들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돌팔매는 명중률이 낮아서 그렇지 한 번 맞으면 아무리 거인이라도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손으로 내리친 벽돌(벽돌은 차돌에 비해 엄청 잘 부서진다)로 머리를 얻어 맞더라도 죽는 일이 번번히 있는데, 차돌 돌팔매로 머리를 한 대 맞으면 제아무리 골리앗이라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 물론 즉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냥 휘청하고 중심을 잃어 쓰러 졌는지 완전히 기절했는지는 모르지만 다윗은 잽싸게 쓰러진 골리앗에게 가서 그 칼을 빼앗고 골리앗의 머리를 벤다. 이 역시 보통 실력이 아니고서는 하기 힘들다. 쓰러진 사람의 머리를 베는 것을 우습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접근전이 위험한 상황에서 또 골리앗이 언제 깨어 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골리앗 옆으로 가서 칼을 뺀다는 자체가 대단한 실전경험과 용기가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또한 무술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사람의 머리가 무 마냥 막 잘라 지는 게 아니다 (사실 무도 요리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 칼에 자르기 힘들다). 웬만큼 칼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면 쓰러진 골리앗 옆으로 가서 그 칼을 빼앗아서 머리를 벤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정황들을 분석해 봤을때, 다윗은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하지만 18살 정도는 됐을 것이다) 골리앗과 대적하기에 손색이 없는 (승산은 크지 않았겠지만) 실력을 지녔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의 교훈은 생명의 삶에 나온 일반적인 생각(불가능을 신앙으로 이긴다는)과는 좀 다르다:

1) 하나님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를 시켜 주셨고 (실제로 블레셋에서 골리앗 같은 거인이 나오지 않고, 스피드와 기술이 있는 상대가 나왔다면 다윗 같은 스타일의 전사가 적임자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2) 또한 다윗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승산이 크지 않은 싸움을 이겼다. 농구 등 구기종목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무리 평소 실력이 있다고 해도 자신감(confidence)이 부족하면 결정적인 슛을 잘 넣지 못한다. 다윗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자신감으로 한 방에 짱돌을 골리앗의 머리에 명중시켰고, 잽싸게 골리앗의 칼을 빼앗아 목을 베었다.

성공을 위해서는 믿음과 실력(준비)의 두 가지가 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시험공부를 하지도 않고 기도로 성적이 잘 나오기를 바랄 수는 없다.

2004. 11.

1 Comments:

Blogger applesnow said...

요즘 이 말씀을 읽으면서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이 포스트를 읽고 더욱 힘을 얻었어요.
감사합니다 ^^

5:4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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